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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보물들 (이해인 단상집)

이해인 김영사 2024년 06월 18일

“꽃향기를 맡으면 꽃사람이 되지”
작은 희망을 노래하는 이해인 수녀
수녀원 입회 60주년 기념 단상집
우리 시대의 시인 이해인 수녀가 1964년 수녀원의 문을 열고 들어가 2024년에 이르기까지 60년간 품어온 이야기를 담은 책 《소중한 보물들》이 김영사에서 출간되었다. 어머니의 편지부터 사형수의 엽서까지, 첫 서원 일기부터 친구 수녀의 마지막을 배웅하며 쓴 시까지, 수녀원의 고즈넉한 정원부터 동그란 마음이 되도록 두 손을 모았던 성당까지, 열정 품은 동백꽃에서 늘 푸른 소나무까지 그에 얽힌 사연을 들려준다.

이 책은 이해인 수녀가 인생의 노을빛 여정에서 생각을 정리하며 쓴 단문, 칼럼 그리고 신작 시 열 편을 추려 엮었다. 법정 스님과의 일화, 김수환 추기경의 서간문, 신영복 선생의 붓글씨 등 하늘나라로 떠난 인연들과의 추억담이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10대 초등학생부터 90대 어르신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며 나눈 덕담, 수녀 공동체부터 독자 공동체까지 기쁨과 슬픔을 껴안으며 나눈 정담, 편지 수천 통부터 작은 선물 수천 가지를 주고받으며 나눈 진담도 펼쳐놓는다. 피사체의 빛과 그림자를 아름답게 담아내는 정멜멜 사진작가가 2022년 1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이해인 수녀와 동행하며 찍은 사진을 실어, 독자를 수녀원의 반짝이는 일상으로 초대한다.

꽃씨 한 알이 꽃을 피우기까지 그 꽃씨가 품은 향기를 오롯이 알긴 어렵다. 이해인 수녀가 처음 선보이는 단상집도 그러하다. 책장을 펼쳐야 비로소 그 안에 깃든 참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이 책을 펼쳐 읽는다는 건 어둑한 마음에 꽃물을 들이는 일,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삶에 희망을 슬며시 들이는 일, 지금 내 곁에 가만히 머물며 내 등을 도닥이는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맑은 경험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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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첫말 /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1 글방의 따사로움

작은 시인의 작은 기쁨

해인글방

책갈피

등불

사랑의 도구

새 시계

환대에 관하여

꽃구름

시인의 몫

편지 골목길과 편지 창고

말씀 뽑기 통

평상심

열두 알의 편지

방명록

식물 키우기

손님맞이

조금의 노력만으로도

기쁨 발견 연구원

글방 단상

 

2 생명의 신비로움

꽃향기를 맡으면 꽃사람이 되지

동백꽃을 사랑하며

태산목

민들레 홀씨

솔방울

한 평 꽃밭

텃밭

나무들의 이사

노수녀님의 감탄사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잎사귀

만세선인장

다육이

목화

생명 단상

 

3 수도의 향기로움

언제나 동그란 마음으로

성모상

우리 집

이별학교 학생이 되어

장독대

종탑

뒷모습

언덕방

수도원의 복도와 층계

층계 위 구름다리

성당

작은 종

수도 단상

 

4 생활의 부드러움

안아주기, 사랑하기

수평선을 바라보며

조가비

앵무새 인형

등긁이

책이 주는 많은 것

이름 부르기

신발을 신으며 배우는 겸손

나무토막

지팡이

돌멩이

길에서 주운 돌

생활 단상

 

5 추억의 아름다움

맑은 물에 닦이고 깎이듯

좋은 말씀 수첩

어머니의 편지

빗자루 카드

언니 수녀님의 편지

김수환 추기경님의 엽서

인두

꽃 골무

단추

88번 손수건

아버지 사진을 볼 적에

첫 서원 일기

오빠가 보낸 수석

장영희 교수의 시계

사형수의 목각

사형수의 엽서

민들레의 영토

여권 사진

반지

추억 단상

 

끝말 / 시가 될 사람

부록 / 열 편의 시



◆책 속으로
좋은 시란 천 사람이 한 번 읽는 시보다 한 사람이라도 천 번 읽는 시다. 수도 생활, 수행자 삶 자체가 시와 비슷하다. 내게 시는 수도자의 삶을 압축해 표현하는 사랑의 기도다. 사계절의 삶을 언어로 풀어내는 노래다. 독자들의 편지를 읽다 보면 시는 작은 위로, 작은 기쁨, 작은 러브레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시인은 삶에 시를 채워 남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는 언어의 천사다. 사제처럼 아름다운 노력을 하는 삶 속 예술인이다. 남이 발견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예민하게 관찰하는 것. 그것이 시인의 몫이다. 나는 성당에서, 침방에서, 정원에서 그리고 글방에서 시를 빚는다. 나는 한 편의 시처럼 죽었으면 좋겠다. _33쪽, 〈시인의 몫〉에서

누가 말했다. “수녀님은 식물을 잘 키우시는 것 같아요.” 내가 응대했다. “글방에 햇빛과 바람이 들어와 잘 자라는 거예요. 글방의 좋은 조건에 사랑의 눈길을 조금 보탠 것뿐이에요.” 애착이 강한 사람은 자기가 키운 식물을 다른 사람에게 주지 않겠지만, 나는 식물을 키우면 분가시켜 누군가에게 선물한다.
언젠가 미국 애틀랜타에 사는 독자 회림에게 글방 앞의 분꽃 씨를 선물했다. 그는 자기 집에 분꽃 씨를 심고 나서 분홍 분꽃이 핀 사진을 내게 보내주었다. 식물을 공유하는 것은 생명을 공유하는 것. 갖는 기쁨보다 선물하는 기쁨이 더 크다. _45쪽, 〈식물 키우기〉에서

기쁨 발견 연구원인 내 취미는 참으로 풍성하다. ‘글로 말로 누구를 기쁘게 해줄까?’를 구체적으로 궁리하는 것. 좋은 시나 글귀를 모아 맛을 들이고 만나는 사람에 맞춰 나눠주는 것. 나뭇잎, 꽃잎, 돌멩이, 조가비, 빈 병, 솔방울, 손수건 들을 모아 예술성 있게 작은 선물을 만드는 것. 다양한 스티커를 이리저리 구성해 고운 카드를 만드는 것. 아름다운 풍경이나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말을 잊지 않고 적어두었다가 되새김하는 것. 꽃나무 이름을 찾아 공부하는 것. 식물도감에서 꽃나무 이름을 찾지 못했을 때 물어서라도 알아내는 것. 누군가가 내게 무얼 갖고 싶다는 표현을 하면, 잘 기억했다가 어느 순간 깜짝 선물로 주는 것. 모두가 기쁨을 찾는 ‘기쁨이’가 되도록 내 기쁨을 나눠주는 것. _51쪽, 〈기쁨 발견 연구원〉에서

수녀원에 떨어지는 솔방울은 어찌나 깨끗한지! 종소리를 들으며 우리와 함께 기도해서 그런가? 수녀원 입구 언덕에 솔방울이 모여 있네.
나는 아픈 다리를 다독이며 바구니를 들고 솔방울을 주워 담네. 솔방울을 코에 대고 솔숲 향기를 느끼네. 조가비를 지니고 있으면 바다를 지닌 것 같고, 솔방울을 지니고 있으면 산을 지닌 것 같네. _67쪽, 〈솔방울〉에서

인생의 이별학교는 우리에게 가르친다. 모든 것은 언젠가 다 지나간다는 것을, 삶의 유한성을 시시로 절감하며 지금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결국 많이 감사하고 자주 용서하는 일이라는 것을, 잘되지 않더라도 의식적으로 옆 사람을 먼저 배려하는 깊고 넓은 사랑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그것이 어느 날 찾아올 진짜 마지막 이별을 순하게 맞이하는 길이라고 말이다. _101쪽, 〈이별학교 학생이 되어〉에서

살면서 가장 힘든 일이 화해와 용서다.
언짢은 마음을 품고 있으면서
당신을 용서한다고 말하거나
듣기 좋은 말을 하거나
기도하는 것은 위선이다.
오늘 용서할 일을
오늘 용서할 때 평화가 찾아온다. _121쪽, 〈수도 단상〉에서

간혹 백사장에 가서 조가비를 주워온다. 바닷물이 묻은 조가비를 햇볕에 말린 뒤 거기에 시구, 단어, 기도문을 적거나 그림을 그려 글방에 온 손님들에게 선물한다. 또 조가비에 예쁜 스티커를 붙이기도 하고 성서 말씀을 쓴 종이를 조가비 안에 붙여 선물하기도 한다. 조가비를 줍는 마음으로 오늘도 내 일상의 해변에서 숨은 보물을 찾아내리라. _131쪽, 〈조가비〉에서

하트 시계를 보며 시간을 생각해본다. 오늘을 살아간다는 건 결국 순간 속 영원을 호흡하는 것이다. 언젠가 지상의 여정을 마쳐야 함을 시시로 절감하며 겸손해지는 것이다. 유한한 인간은 무한한 사랑을 향해 걸어가는 순례자다. _181쪽, 〈장영희 교수의 시계〉에서

결국 사람들이 사는 곳이
더 중요하다는 걸
거기가 바로 구원의 장소라는 걸
왜 이리 늦게야 아는 것인지 _215쪽, 〈어떤 생각〉에서
강연분야

동기부여( 동기부여, 삶의자세 )

소통( 소통 )

힐링( 힐링 )

주요학력

- 서강대학교 대학원 종교학 석사
- 세인트루이스대학교 영문학 학사

주요경력

- 부산가톨릭대 지산교정 인성교양부 겸임교수
- 성베네딕도수녀회 문서선교실 총비서
- 성베네딕도수녀회 문서선교실 수녀
- 부산성베네딕도수녀회 설립60주년 준비위원
- 제44차 세계성체대회 준비위원
- 수녀로 서원
- 부산성베네딕도 수녀회 입회

강연주제

- 가을에 함께하는 시와 삶의 이야기
- 시와 삶의 이야기
- 사랑의 길 위에서
- 다시 시작하는 기쁨으로

주요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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