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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2024(OLD MONEY)

김용섭 부키 2023. 10. 05

진짜 부자가 되기는 어렵지만 부자처럼 보이기는 쉽다!
2024년 전방위로 밀어닥칠 ‘올드 머니’ 트렌드의 물결

2013년 첫선을 보인 《라이프 트렌드》는 국내 최고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전문 시리즈로 매해 핵심 트렌드를 날카롭고 흥미진진하게 전망, 분석하면서 11년 연속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왔다. 이번 《라이프 트렌드 2024: OLD MONEY》에서는 ‘올드 머니(Old Money)’를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주목한다. ‘올드 머니’는 가문 대대로 물려받은 부, 혹은 그런 부를 소유한 부자를 일컫는다. 신흥 부자(벼락부자, 졸부)인 ‘뉴 머니(New Money)’와 달리 이들은 겉으로 돈 많음을 자랑하는 대신 ‘조용한 럭셔리’와 ‘스텔스 웰스’를 추구하고, 상속받은 재산을 토대로 여러 대에 걸쳐 예술에 투자하고, 문화 자산을 쌓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기부와 자선에 적극 나서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전통과 헤리티지(유산)를 지녔다. 이러한 올드 머니의 소비와 패션, 라이프스타일과 감성, 취향과 문화 따라 하기가 2030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현실이 팍팍할수록 사람들은 ‘현실 도피’ ‘위안’ ‘작은 사치’를 지향하는데, 이는 허영이나 망상이 아니라 즐겁게 만족하며 살아가기 위한 적절한 대응일 수 있다. 진짜 부자가 되기는 어렵지만 부자처럼 보이기는 상대적으로 쉽다. 경기 침체와 부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상황에서 막연히 부자 되기를 꿈꾸기보다 올드 머니 흉내 내기로 욕망을 대체하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미국 Z세대 사이에서 시작되어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올드 머니’ 트렌드는 2024년, 패션과 취향에서 그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과 사회, 문화, 경제 등 전방위에서 변화와 파급 효과를 이끌 것이다.
이 밖에 《라이프 트렌드 2024: OLD MONEY》에서는 반려의 주도권이 반려자에서 반려동물, 반려식물과 반려로봇으로 변화하고 각방 쓰기를 넘어 각집살이가 증가하는 현상, 넥스트 핫플레이스의 필수 조건과 2024년 새롭게 떠오를 핫플레이스 후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식문화와 푸드 테크에 끼칠 영향, 가스레인지 사용 금지 등 탄소 중립 관련 법안과 정책이 클린 테크와 의식주에 초래할 변화, 지구 열대화 시대를 맞아 갈수록 주목받는 폭염 경제, 실리콘밸리에서 확산되는 강한 리더십과 노동생산성 향상 문제, 펀임플로이먼트로 대변되는 Z세대의 직업관 변화와 소버 라이프로 대표되는 술에 대한 태도 변화, 전 세대로 확장된 얼리 안티에이징 욕망과 스마트 그레이를 대상으로 한 안티에이징 테크의 발전, AI가 촉발하는 일자리 위기와 노동 혁신 및 투자 러시 등 2024년 우리의 일상과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끼칠 핵심 트렌드를 다채롭게 전망하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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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 당신은 부자가 되고 싶은가, 부자처럼 살고 싶은가?

Guide to Reading
: 2024년을 위한 24가지 질문, 그리고 15부류의 사람들

1 욕망이 된 ‘올드 머니’
: 올드 머니가 패션이자 트렌드가 되는 시대!


올드 머니와 연관된 주요 키워드 / 당신은 진짜 올드 머니가 될 수는 없다. 그래서 더 욕망한다 / 취향이 욕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 올드 머니에겐 에스테틱이 있다 / 올드 머니의 원조는 영국이다 / 돈은 다 같은 돈이지만, 부자라고 다 같은 부자는 아니다 / 솔직히 뉴 머니는 부러우면서 배 아픈 존재다 / 올드 머니는 조용한 럭셔리를 추구한다 / 왜 팬데믹 기간 중 빅 로고 유행이 정점을 찍고 내려갔을까? / 세계 최고 부자 중에 올드 머니가 많을까, 뉴 머니가 많을까? / 자수성가형 뉴 머니는 올드 머니를 지향한다 / 당신이 부자가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 당신은 문화 자본, 취향을 물려받았는가? / 명문대 선호는 올드 머니 스타일이다 / 부자가 되는 건 멀지만 부자처럼 보이는 건 가깝다

2 반려자를 반려하다
: 변화를 솔직히 인정할수록 커지는 기회


당신은 반려자, 반려동물, 반려식물, 반려로봇 중 누구에게 가장 관심이 큰가? / 사랑한다면 돈을 써라 / 기업의 복지도 반려의 변화를 받아들인다 / 중국과 일본, 한국 모두 반려의 중심축이 이동 중이다 / 당신에게는 누가 반려자인가? / 연애하지 않는 20대, 그들의 미래는? / 사실 우린 외롭다, 반려의 존재가 필요하다

3 각집살이, 이상과 현실 사이 부러움 혹은 합리주의
: ‘나 혼자 사는’ 부부가 트렌드에 미칠 영향


‘각집살이’와 ‘별거’는 같지만 다르다 / 각방은 이미 자리 잡아가고 있다 / 이혼을 그럴듯하게 포장한 것이 ‘졸혼’일까? / 한국은 여전히 경직되고 가부장적인 결혼 문화를 가진 나라다

4 넥스트 핫플레이스의 필수 조건
: 2024년 주목할 동네, 광화문 거점의 4세대 후보지?


왜 새로운 핫플레이스는 점점 빨리 등장할까? / 넥스트 핫플레이스는 4세대 핫플레이스다? / 핫플레이스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 / 지금 핫플레이스를 보면 넥스트 핫플레이스가 보인다

5 수산물 불신 시대와 연어, 그리고 푸드테크
: 2024년 국내 연어 소비량은 역대 최고가 될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수산물 불신 시대의 신호탄이 될까? / 우리는 세계에서 수산물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에 산다 / 수산물 위기는 푸드테크에 기회가 될까?

6 가스레인지 사용을 금지하다
: 익숙한 것들을 버릴 수밖에 없는 탄소 중립 시대


왜 뉴욕은 가스레인지를 못 쓰게 하려는 걸까? / 서울에서는 언제부터 가스레인지를 못 쓰게 될까? / 파리에서 리옹 갈 때 비행기를 탈 수 없다 / 유럽과 일본은 건축물의 탄소 중립 이슈에 이미 대응을 시작했다 / 왜 미국은 트럭과 농기계까지 전기차로 바꾸려는 걸까? /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 오히려 좋아하는 기업들 / 플라스틱 재활용은 친환경이 아니다?

7 글로벌 보일링 2024
: 지구 열대화 시대, 폭염 경제를 주목하라


세계 평균 기온 17도, 12만 5000년 중 가장 더운 날들을 경험하다 / 빌 게이츠가 에어컨 회사에 투자한 이유 / 전기차 시장의 폭풍 성장과 배터리 원가, 심해 채굴의 유혹 / 폭염 수당? 기온 상승에 따른 노동법과 기후실업급여 / 폭염이 양산과 아이스아메리카노에 미친 영향 / 강원도 태백시는 폭염 경제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을까?

8 격투기 하는 리더, 강한 리더십과 노동생산성
: 한국에서도 생산성 혁신과 성과주의 바람이 분다


일론 머스크 스타일이 테크 업계에 준 영향 / 왜 실적은 안 좋은데 빅테크의 주가는 다 올랐을까? /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싸움에서 진짜 승자는 누구인가? / 당신도 일론 머스크처럼 경영할 것인가? / 대퇴사의 시대가 끝나면 조용한 사직도 끝날까? / 한국 기업, 노동생산성 혁신은 불가피하다 / 회의 시간만 줄여도 막대한 돈을 번다

9 펀임플로이먼트와 자발적 프리터
: 실업이 두렵지 않는 사람들에게 노동과 직장이란?


펀임플로이먼트, 왜 실직에서 재미를 찾을까? / 당신도 올해 펀임플로이드가 될 수 있다 / 자발적 프리터, 왜 스스로 알바 인생을 선택할까? / 프리터든 정규직이든 삶에서 직장은 ‘적정 비중’이기를 원한다

10 취하기 싫다면서 취하려는 사람들
: 종잡을 수 없는 위험한 20대


Z세대의 소버 라이프와 알코올 프리 / 왜 청소년에게 음주와 흡연이 점점 시시해지고 있을까? / 지금 마약 사범의 중심은 20대다 / 미국의 1020세대가 한국의 Z세대에게 미칠 영향

11 얼리 안티에이징과 안티에이징 테크
: 특정 계층이 아니라 모든 연령대가 타깃이 되는 시장


왜 20대가 안티에이징에 관심 갖는가? / 안티에이징 테크: 억만장자들과 빅테크의 투자 러시 / 안티에이징은 정말로 불멸(영생) 서비스일까?

12 스마트 그레이와 에이지리스 유스
: 나이를 지우고, 나이를 멈추는 사람들


스마트 그레이, 역사상 가장 강력한 노인의 시대가 열린다 / 왜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수영복 입은 81세 마사 스튜어트를 내세웠을까? / 2024년에 더 주목해야 할 45~54세 / X세대와 베이비붐세대의 교집합 50~54세, 그들은 누구인가? / 모든 것은 X세대 때문이다 / 마케터라면 당장 ‘세대’를 버리고 ‘나이'를 잡아라 / 만약 특정 세대를 원한다면 기후위기세대를 꼭 기억하라

13 AI의 역습과 일자리 위기의 서막
: 과도한 기우인가, 심각한 위험인가?


왜 미국 작가조합과 미국 배우조합은 파업을 했을까? / 로보택시의 시작, 샌프란시스코 택시 기사의 운명은? / 일자리 위기 대 인력난 해소, 과연 당신의 관점은? / 일론 머스크가 휴머노이드 로봇 테슬라봇을 만드는 진짜 이유 / 고학력 사무직이 가장 위험하다고? / 글로벌 빅테크의 AI 투자 러시와 앞당겨질 미래 / 이미 시작된 미래, 기술적 특이점과 쓸모없는 계급 / 뉴욕의 급여투명화법과 한국의 MZ세대 갈등론 / AI가 일자리를 대체하는 시대, 기업은 인재난을 겪는다 

 

◆책 내용중

1장 욕망이 된 ‘올드 머니’

《옥스퍼드 사전》에서 ‘올드 머니old money’는 ‘번 것이 아니라 물려받은 부wealth that has been inherited rather than earned’라고 정의한다. 올드 머니는 내 의지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나고 상당한 유산을 가지고 있을 때 가능한 것이 올드 머니다. 아무리 자신이 유능해도 애초에 기득권 부유층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고선 올드 머니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이건 노력해서 될 문제가 아니고 다시 태어나야 할 문제다. 대신 뉴 머니new money는 결코 쉽지 않긴 해도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 다시 태어나지 않고서도 이번 생에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의 욕망은 더 어려운 것에 반응한다. 쉽게 가질 수 있는 것보단 가지기 어려운 것에 대한 욕망이 더 생긴다. 진짜 올드 머니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올드 머니의 패션과 취미, 일상의 라이프스타일을 소비하는 것은 가능하다. 진짜는 멀어도 흉내 내기는 가깝다. 어차피 소셜 네트워크에서 우린 멋진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며 과시하는 일에 익숙해졌으니, 올드 머니 스타일을 따라 하는 건 완전히 새로운 도전도 아니다. 이제껏 해왔던 것을 좀 더 멋지고 우아하게 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 올드 머니에 대한 열광이 일부가 아닌 102030세대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확산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기회를 창출하고, 다양한 파급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 p.25~26


시작은 따라 하기 쉬운 것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올드 머니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과 욕망이 점점 커지면서 따라 하는 영역이 확장되고, 비슷하게 보이는 것을 넘어 진짜 같은 것을 가지려는 욕망으로 심화된다. 102030세대는 이미 다들 옷을 잘 입고 스타일도 좋다. 패션과 스타일에선 상향 평준화된 것이다. 예술과 지식에 대한 관심 역시 흉내 내기가 아닌 진심 어린 탐닉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현재의 보편적 4050세대보다 보편적 2030세대가 문화 예술 소비에 더 적극적이다. 이제 취향과 예술, 지적 수준에서도 상향 평준화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이것은 올드 머니 트렌드 확산의 순기능이지 않을까?

--- p.42


부자라고 해서 다 같지 않다. 돈의 액수가 아니라 가문이 있는 내려온 부자냐 당대에 나타난 부자냐를 확실히 구분한다. 영국에서는 특별한 업적으로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받아도 올드 머니와 동급으로 봐주지 않는다. 세습 부자 가문에 대한 맹목적 경외심 때문이 아니라, 여러 대를 거치면서 지위에 맞는 품격 있는 행동, 사회적 책임, 각종 자선과 기부 행위를 쌓아왔기 때문이다. 칭송받거나 부러움을 사는 것과 존경받는 건 다르다. 올드 머니는 존경의 대상이다. 그러기 위해서 올드 머니는 오랫동안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해왔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충분히 베풀며 살아온 올드 머니라서 뉴 머니와 달리 존경하는 것이다. 따라서 뉴 머니가 같은 대접을 받으려면 사회적 책임과 자선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 윗대가 하지 못한 것을 당대에 다 하려면 몇 배 더 노력해야 한다. 오늘날 빌 게이츠 같은 사람은 앤드루 카네기, 존 록펠러 등이 그랬던 것처럼 막대한 돈을 사회를 위해 쓴다. 당대에 뉴 머니에서 올드 머니로 급전환한 경우다. 빌 게이츠를 보고 졸부라고 부르는 사람은 더 이상 없다.

--- p.46


한국은 부의 양극화, 불평등이 더 심각하다. 1985년생은 2024년 기준 39세다. 이들보다 나이가 더 적은 사람들은 부모 세대보다 부유해진다가 아닌 가난해진다의 범주로 들어갈 확률이 높다. 바로 MZ세대가 여기에 해당한다. 두 세대 중 특히 밀레니얼세대(1982~1996년생, 2024년 기준 28~42세)보다 Z세대(1997~2012년생, 2024년 기준 12~27세)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올드 머니를 패션, 소비, 라이프스타일의 트렌드 코드로 적극 소비하기 시작한 것이 Z세대라는 사실이다. 부자는커녕 부모 세대보다 소득이 적을 세대가 올드 머니에 관심을 쏟는 건 ‘새로운 욕망’이자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갈구’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패션과 대중문화, 엔터테인먼트, 여행, 레저, 인테리어, 가구, 예술, 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실이 개선되어서 사람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다 멋진 일상을 드러내고 있는 게 아니다. 현실이 팍팍할수록 사람들은 ‘소비’를 통한 ‘현실 도피’ ‘위안’ ‘작은 사치’를 지향한다. 이것은 허영이나 망상이 아니라 즐겁게 만족하며 살아가기 위한 합리적 대응일 수 있다.

--- p.92~93


2장 반려자를 반려하다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에서 최근 2년간(2021. 6~2023. 6) 반려자, 반려동물, 반려식물, 반려로봇의 관심도 추이를 살펴봤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검색량)가 가장 높고, 그다음이 반려식물이며, 이어서 반려자와 반려로봇이 엎치락뒤치락한다. 반려자는 반려로봇에 꽤 앞서는 듯했다가 최근 들어 엇비슷하다가 살짝 밀리기까지 한다. 현실에서 반려로봇이 그리 대중화되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하면 향후 반려를 대표하는 4가지 대상의 관심 순위는 ‘반려동물 〉 반려식물 〉 반려로봇 〉 반려자’ 구도로 굳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반려자, 즉 사람이 가장 밀리는 형국이다. 반려동물한테 밀리는 건 일견 받아들일 만한데 반려식물, 아니 반려로봇한테까지 밀린다는 건 생각해볼 일이다. 우리에게 반려의 존재로서 ‘사람’의 위상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성찰하게 한다.

--- p.98


혼인 건수와 출생아 수가 줄어든 데 반해 반려동물 수가 증가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 인과관계에 따른 결과다. 이제 우리에게 반려자보다 반려동물이 반려의 존재로 더 우위가 되었다고 할 만하다. 참고로 1인 가구 증가 추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우리뿐 아니라 주요 선진국에서 1인 가구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출산율은 우리가 좀 더 낮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선진국의 출산율은 계속 낮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인구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개인의 경제적 자립 능력이 충분한 상태라면 굳이 서로 힘을 합쳐 가구를 이루어 살아야 할 이유가 크지 않고 혼자 살아가는 데 불편함도 없다. 그러니 반려의 존재가 반드시 사람이 아니어도 된다. 반려동물, 반려식물, 반려로봇이어도 무방하다. 전 세계가 이런 추세에 직면하고 있지만, 특히 우리가 좀 더 극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 p.117~118


3장 각집살이, 이상과 현실 사이 부러움 혹은 합리주의

‘나 혼자 산다’는 미혼, 비혼에만 해당할까? ‘혼자’ 독립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해당하지 않을까? 각자 나 혼자 산다를 하는 부부는 어떨까? 바로 ‘각집살이’ 이야기다. 각집살이는 서로의 보호자일 수는 있어도 각자의 일상과 삶은 터치하지 않는다. 느슨한 연대인 셈이다. 결혼이 어떠해야 한다는 것은 부부가 알아서 정하면 되는 일이지 사회가 획일적 기준으로 정하는 건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 한국 사회에서도 결혼관, 가족관, 부부관의 관성이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는데, 그중에서 새롭게 주목해볼 것이 각집살이다. 이것은 단지 주거에서 그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과 취향, 효율성까지 포괄하는 문제다. 그리고 각집살이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각방, 각층에 대한 관심과 태도 또한 영향받는다. 나아가 누군가에게는 비즈니스 기회가 된다.

--- p.131


각방자리나 각집살이 확산이 이혼 증가로 이어질까? 솔직히 각방자리와 각집살이가 이혼을 늘릴지, 아니면 부부 사이를 더 좋게 만들어 이혼을 줄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사이 나쁜 부부가 한방 쓰기를 고집한다고 사이가 좋아지거나, 사이 좋은 부부가 각방 혹은 각집을 쓴다고 사이가 나빠질 것 같지는 않다. 과거와 달리 개성, 취향, 사생활, 자아가 더 중요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결혼 후에도 각자의 선택권, 재산권, 사생활, 자기만의 공간 등을 보장받으려고 한다. 이런 권리를 더 존중하고 보호해준다고 사이가 나빠지는 건 아니다. 핵심은 결혼 제도에 대한 기존의 관행, 관성을 깨고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조율하기를 원하는 이들이 갈수록 더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이다.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듯이 이 흐름이 부부 관계, 결혼과 가족이란 제도 속에서도 드러나기를 바라는 이들이 많다.

--- p.137~138


4장 넥스트 핫플레이스의 필수 조건

그럼 지금은 무엇이 핫플레이스의 중심 코드일까? 바로 도시 재생과 문화 예술 경험이다. 개성 있고 유니크한 공간과 콘텐츠를 원하는 2030세대가 늘어났고, 대형 빌딩의 정형화된 공간으로는 이들의 욕망을 충족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낡은 건물, 골목길 등 대자본이 아닌 이들이 창의적, 예술적으로 만든 공간이 필요했다. 2010년대 이후 뜬 동네들은 취향 지향적인 공간과 인테리어, 특이하고 힙한 상품이나 서비스, 예술가나 힙스터나 젊은 창업 도전자의 적극 진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익선동, 을지로, 원서동, 계동, 서촌, 가로수길, 경리단길, 해방촌, 우사단로, 대사관로, 망원동, 연남동, 연희동, 성수동, 신당동, 후암동, 창신동 등 서울에서 최근에 주목받은 핫플레이스 모두 그렇다. 아파트 단지로 재개발하기 쉽지 않아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는데 오히려 지금은 새로운 기회가 된 지역이다. 낡고 오래된 것이 주는 가치, 빈티지와 레트로, 전통과 올드 머니 스타일을 추구하는 지금 시대 2030세대의 취향과 소비 코드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제 핫플레이스는 더 이상 대기업이 대자본으로 대형 개발 사업을 통해 만들어내지 못한다. 낡고 임대료 저렴한 동네, 서울 중심부에 자리한 구도심, 지하철과 편리한 교통, 여기에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젊은 창업가가 만나면 핫플레이스가 만들어질 핵심 조건이 완성된다.

--- p.154~155


5장 수산물 불신 시대와 연어, 그리고 푸드 테크

수산물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 국내의 관련 산업과 종사자만 영향받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줄어든 수산물 소비량만큼 반대급부로 육류 소비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육류 가격이 급등하고 육류 수입량이 늘어날 수도 있다. 수산물도 노르웨이처럼 상대적으로 후쿠시마 오염수와 거리가 먼 지역의 수입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지금도 한국은 연어, 고등어 등 노르웨이산 수산물의 중요 수입국이다. 아마 2024년 국내에서 연어 소비량은 역대 최고가 되지 않을까? 이미 수년간 연어 소비량은 가파른 성장세였는데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다.

--- p.179


6장 가스레인지 사용을 금지하다

뉴욕주의 최대 도시이자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인 뉴욕시 의회도 2021년 12월에 2024년 1월부터 7층 이하 신축 건물에 난방(열)과 온수를 위한 천연가스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조례를 가결한 바 있다. 2027년 1월부터는 고층 건물에도 이 법이 적용된다. 화석 연료인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보일러나 스토브 등을 신축 건물에는 처음부터 설치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뉴욕시 조례에 이어 뉴욕주까지 관련 법을 통과시킨 셈이다. 법이 시행되면 뉴욕주 주민은 가스로 난방과 조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유해 물질로부터 좀 더 안전해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궁극적 효과는 탄소 배출량 감소다. 에너지 관련 비영리 단체 RMIRocky Mountain Institute에 따르면 뉴욕주와 뉴욕시는 법 시행으로 2040년까지 최대 610만 미터톤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자동차 130만 대가 연간 배출하는 양이다. 뉴욕주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70퍼센트를 재생에너지(태양열, 풍력, 수력 등)로 공급하고, 2040년까지 전력 부문에서 넷제로Net-Zero(탄소 중립, 탄소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실제로 이 법도 넷제로 달성을 위한 과정 중 하나다.

--- p.187~188


7장 글로벌 보일링 2024

실제로 2023년 한국의 주식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군 것은 2차 전지를 비롯한 클린 테크 관련 기업이었다. 미국 정부가 자국의 경제와 미래 경쟁력을 위해 가장 공들이는 첨단 제조 빅 4는 신재생에너지(태양광, 수소 등), 전기차(배터리, 모빌리티 등), 반도체, 바이오(제약, 헬스케어 등)다. 이를 위해 2022년 8~9월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과학법CHIPS, 바이오 제조법NBBI을 연이어 만들었다. 미래 첨단 제조 빅 4 중 바이오를 제외하고는 다 클린 테크와 직접 연결되는 분야다. 사실 한국의 주요 대기업도 이 첨단 제조 빅 4에 다 관여하고 있고, 중국은 오랜 기간 이들 분야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다. 유럽도 이 분야들에서 입지를 확보하려고 적극적이다. 전 세계가 탐내는 것은 그만큼 부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미래에 훨씬 더 커지겠지만 지금도 이미 엄청 크다. 결국 클린 테크에서 기술적, 산업적 주도권을 쥐는 기업이 부의 중심에 선다. 2023년 2차 전지 테마주가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뜨거웠던 것은 미래에 대한 이런 기대 때문이다. 2023년 2차 전지 테마주의 일부 종목이 보여준 엄청난 수익률이 2024년에도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새로운 기회가 될 종목들이 클린 테크 산업일 가능성은 크다. 넷제로를 위한 각국의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클린 테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고, 클린 테크에 기회가 될 법 제도가 더욱 많아질 것이기에 클린 테크 산업은 고속 성장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 p.222~223


8장 격투기 하는 리더, 강한 리더십과 노동생산성

중요한 것은 조직의 버블을 꺼뜨리고 효율성 극대화와 성과주의를 극단적인 방식으로 보여준 일론 머스크가 늘 성과를 내왔다는 점이다. 거침없이 말하고 행동해서 구설수에 자주 휘말리지만 테슬라, 스페이스X 등을 통해 결과로 보여주고, 자신은 세계 최고 부자 순위 1위에 올라 있다. 경영 방식에서의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라고 할 수 있는 그이기에 전 세계 수많은 경영자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한때 스티브 잡스 경영 방식이 전 세계 경영자에게 준 것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 p.246~247


9장 펀임플로이먼트와 자발적 프리터

펀임플로이먼트를 하는 이들 중에는 태도가 진짜 긍정적인 것이 아니라 그렇게 보이려고 척하는 이들도 있다. 이미 인스타그램이나 틱톡에서 실제 모습보다 더 멋지고 좋게 자신을 포장해왔다. 속마음으로는 실업이 힘들고 두려운데 아닌 척 자기 최면을 거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또한 어쩔 수 없다. 각자의 방식대로 행복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을 두고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 시대는 Z세대뿐 아니라 X세대나 베이비붐세대마저 적당한 가식과 위선, 자기 합리화 등을 소셜 네트워크에서 드러내는 것이 이미 보편적이다. 우리는 팍팍한 현실 속에서 위안을 구하고 즐겁게 버틸 방법을 늘 찾고 있다. 그런 점에서 펀임플로이먼트는 특정 세대가 아닌 모든 사람에게 확산할 수 있다.

--- p.272


니트보다는 프리터가 백번 낫다. 니트를 프리터로 전환하는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누구나 정규직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프리터는 다른 말로 하면 긱 고용, 플랫폼 노동 인력이다. 과거에는 안쓰럽게만 봤으나 공유 경제나 플랫폼 경제가 중요해진 지금 시대에는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닌 하나의 노동 형태일 뿐이다. 특히 조금 일하고 적당히 살겠다는 태도로 자발적 프리터를 선택하는 것도 합리적일 수 있다. 지금은 프리터라는 말의 어감이나 의미가 30여 년 전 처음 만들어진 때와 확연히 다르다.

--- p.277


10장 취하기 싫다면서 취하려는 사람들

Z세대에게 음주와 흡연은 더 이상 멋져 보이는 이미지가 아니다. 음주와 흡연에 대한 환상이나 미화를 부추긴 것은 기성세대 문화다. Z세대는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기기 위해’ 술을 마신다. 이럴 경우 양이 아니라 질을 따질 수밖에 없다. 싼 술을 많이 마시고 빨리 취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 술 문화는 X세대 때까지다. 사실 X세대가 20대였을 때도 당시 기성세대의 이런 술 문화에 반기를 들듯 소주 대신 맥주와 칵테일을 일부 즐겼다. 그러나 결국 나이가 들면서 소주와 소맥 문화를 이어갔다. 이런 X세대의 자녀가 바로 Z세대다. 아예 술을 안 마시거나 무알코올 맥주를 적극 받아들이는 세대다. 술을 마셔도 싼 소주보다는 위스키, 와인, 칵테일, 프리미엄 소주 등에 대한 관심이 크다. 마구 마시거나 취해서 쓰러질 생각이 없으니 다소 비싸더라도 좀 더 좋은 술을 찾는다. 술을 취향과 문화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이들 또한 늘어간다. 이는 올드 머니의 술 문화와도 가깝다. 전통적으로 비싸고 귀한 위스키와 와인을 가장 탐닉했던 것이 부유층이었는데, Z세대가 향후 이를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 주류 업계가 주목할 지점이다.

--- p.286~287


11장 얼리 안티에이징과 안티에이징 테크

얼리 안티에이징의 주인공은 20대다. 비슷한 의미로 피부 노화를 미리 관리하기 시작한다는 프리케어pre-care라는 말도 쓴다. 이는 피부 관리를 넘어 각종 질병 예방과 관리를 사전에 하는 얼리 케어early care 신드롬으로 이어진다. 노화에 저항하는 안티에이징과 달리 노화를 받아들이되, 대신 천천히 건강하고 아름답게 늙어가겠다는 슬로 에이징Slow-Aging도 이제 2030세대가 새로운 주인공이다. 아직 늙기도 전인 2030세대가 무슨 슬로 에이징인가 하겠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성장이 멈춘 20대 초중반부터 노화가 시작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긴 하다. 겉으로 티 나지 않아도 분명 피부는 노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물론 여전히 논쟁거리다. 노화를 질병으로 보느냐, 정상적인 과정으로 보느냐에 따라 대응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전자로 봐야 비즈니스가 더 잘된다.

--- p.301~302


12장 스마트 그레이와 에이지리스 유스

역사상 가장 강력한 노인의 시대가 열리는 중이다. 그러니 노인 빈곤 타령만 하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마사 스튜어트 같은 노인은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도 607080세대 부유하고 우아한 멋쟁이 노인이 엄청나게 많다. 65세 이상 중 최상위 1퍼센트만 해도 9만 명이 넘는다. 5퍼센트라고 해도 45만 명 이상이다. 이들이 진짜 핵심 소비자다. 자식을 부양할 나이를 지났고 자산도 충분하다. 온전히 자신을 위해 돈을 쓸 수 있는 데다, 자식에게 안 물려주고 자신이 다 쓰다 가겠다고 마음먹는 이들이 점점 늘어간다. 오래 사는 것이 꼭 축복은 아니다. 몸만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몸과 정신 모두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상위권 노인들이 라이프스타일, 사회적 역할과 인간관계, 경제 활동과 자산 관리, 기부 등에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 p.317~318


13장 AI의 역습과 일자리 위기의 서막

AI가 많은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것은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인재를 기업이 더 원하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치열한 인재 전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능력주의, 역할주의, 성과주의를 결국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자면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에서 관점 변화부터 필요하다. 먼저 주 4일제는 노동생산성과 성과주의의 산물이다. 주 4일제는 5일 치의 업무량을 4일에 끝낸다는 의미지 그냥 5일에서 하루 더 쉰다는 의미가 아니다.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이 높지 못하면 지속적 주 4일제는 불가능하다. 주 4일제를 통해 기업이 성과를 내고 성장하지 못하면 주 4일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주 4일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복지’ 관점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원격 근무를 바라보는 태도도 마찬가지다. 원격 근무는. 효율성과 생산성 때문에 하는 것이다. 자동화와 로봇 도입 역시 마찬가지다.

--- p.363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강연분야

동기부여( 자기계발 )

4차산업( 4차산업, 트렌드, 디지털기술, 미래, IT, 미래사회, 비즈니스, ESG )

경영( 경영, 리더십, 조직문화, 혁신 )

교육( 자녀교육, 글쓰기 )

창의( 창의, 창의력, 마케팅 )

주요경력

-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 한겨레신문 칼럼니스트
- 휴넷 CEO 강사
- 주간동아 칼럼니스트
- Seri CEO 강사
- Daum 열린사용자위원회 부위원장
- 머니투데이 칼럼니스트
- 숙명여자대학교 원격대학원 강사
- EBS1 인생 이야기 파란만장 외 다수 출연

강연주제

- 조용한 사직 VS 조용한 해고
- 미래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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