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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오늘이 한 문장이 된다면?
카피라이터 정철이 고르고 쓰고 지우며 꾹꾹 눌러 담은
마침표가 없는 인생 한 문장
언제나 ‘사람’을 먼저 이야기하고, 문장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온 카피라이터 정철이 고르고 쓰고 지우며 꾹꾹 눌러 담은 한 문장을 모은 《인생을 건너는 한 문장》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우리 삶은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없으며, 아직도 두근두근 진행 중이라며 이 책에 쓰인 문장들에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다르게 낯설게 나답게’를 추구하는 정철답게, 유쾌 통쾌한 역발상과 언어유희 그러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정철만의 빛나는 문장들이 가득하다. 또한 깊이 있으면서도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인생의 선물 같은 한 문장도 만날 수 있다.
여는 글
1. 인생을 건너는 한 문장
2. 자연의 소리가 들리는 한 문장
3. 사람과 사람 사이를 흐르는 한 문장
4. 동물의 표정에서 발견한 한 문장
5. 질문 한 문장
6. 생명 없는 것들이 건네는 한 문장
7. 오직 나를 위한 한 문장
8. 일하는 너를 위한 한 문장
닫는 글
◆ 책 속으로
문장을 하나씩 늘려가며 글을 쓴다. 아직 완성은 아니다. 연필을 내려놓는다. 지우개를 든다. 지우개로 글을 마저 쓴다. 내가 쓴 문장을 내 손으로 지운다. 지운다. 지운다. 더는 지울 것이 없다. 지우개똥 곁에 살아남은 문장 하나가 보인다. 이것이 책을 쓰며 내가 한 일의 전부다. 나는, 누가 훔쳐갈 것도 아닌데 꼭꼭 숨어서 이 일을 즐겼다. -여는 글(5쪽)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그 불로 커피를 끓여 마셔라
호떡집에 불났을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나에게 생각할 시간을 줘라.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어떤 순으로 해야 할지. 조급은 모든 걸 망친다. -21쪽
세상에 없는 것은 있을 필요가 없으니 없는 것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귀한 진실 하나. 당신은 꼭 필요한 사람. -26쪽
‘늘’이라는 글자엔 수평선이 있고
‘길’이라는 글자엔 수직선이 있다
수평선은 흔들리지 않음. 수직선은 주저앉지 않음. 수평선과 수직선이 교차하여 한 몸이 되면 더하기 기호를 그린다. 인생은 흔들리지 않음 더하기 주저앉지 않음. -40쪽
북두칠성을 보며 자란 아이는 일곱 개의 꿈을 꾼다
1인 1꿈. 이런 법은 없다. 가슴 크기만큼 넉넉히 꿈을 품어라. 꿈 하나가 별똥별이 되어 지더라도 다음 꿈이 어서 오라고 반짝일 테니. -55쪽
고민을 털어놓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그건 답을 듣고 싶은 게 아니라 말을 하고 싶은 거다
고민을 듣는 나는 애써 답을 내놓지 않아도 된다. 답은 그 사람 스스로 실토한다. -109쪽
몰라서 묻는 것이 인생이고
알면서 묻는 것이 사랑이다
나를 사랑하니? 얼마만큼 사랑하니? 사랑이 식지는 않았니?
몰라서 묻는 질문엔 누구나 다 아는 대답을 해서는 안 되지만, 알면서 묻는 질문엔 누구나 다 아는 그 대답을 해야 한다. -121쪽
사막을 걷는 낙타의 표정과
사막을 건넌 낙타의 표정은 같다
낙타에게 인생이 뭐냐고 물으면 눈만 껌벅거릴 뿐 대답은 없다. 인생이 고생이라는 걸 다 알지 않느냐는 표정이다. 남보다 열 시간 더 일했다고, 백 걸음 더 걸었다고 힘들어 죽겠다는 표정 짓지 마라. 나만 힘들게 사는 건 아니다. -155쪽
내가 버스를 놓친 게 아니라
버스가 나를 놓친 것이다
나를 버리고 간 버스 뒤통수에 대고 욕하지 말고, 나라는 괜찮은 손님을 놓친 버스를 위로하라. 면접에서 나를 떨어뜨린 회사가 있다면 그 회사의 불운을 위로하라. -222쪽
인생은 지하철 2호선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은 기점도 종점도 없는 순환선이다. 역은 모두 쉰 개. 내가 너보다 다섯 역 뒤에서 달린다면, 내가 너보다 마흔다섯 역 앞에서 달리는 거다. 인생도 순환선이다. 앞은 앞이 아니고 뒤는 뒤가 아니다. -293쪽
끝은 아쉬운 말이 아니라 설레는 말이다
가을 끝에 첫눈이 있고, 사춘기 끝에 첫사랑이 있고, 백수 끝에 첫 출근이 있다. 모든 ‘끝’은 자신이 있었던 자리에 ‘첫’을 데려다 놓고 떠난다. -345쪽
나의 삶을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럴 때도 아니다. 나의 삶은 두근두근 진행 중이다. 내일 오후 또한 나의 삶인데 나는 나의 내일을 모른다. 그러니 죽는 날까지 나를 요약할 수 없다. 만약 나를 요약한 한 문장이 쓰인다면 그건 내가 죽은 후의 일일 것이다. 나 아닌 누군가가 글을 쓰고 문장 끝에 마침표까지 찍겠지. 나의 관찰도, 나의 성취도, 나의 실패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닫는 글(3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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