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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은 강사님
강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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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 트렌드, 산업, 미래사회 )
오늘은 백화점의 무덤이라 불리던 곳에 오픈한 한 백화점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백화점의 무덤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를 가진 곳 과연 어디일까요? 바로 '여의도'입니다.
정말 화려하고 유동 인구도 많은 곳인데 도대체 여의도는 왜 백화점의 불모지가 된 걸까요?
여의도는 한국의 월스트리트라 불리며 한국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죠.
그뿐 아니라 유망한 기업들, 또 국회 방송국 근무지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로 꼽히는 대한민국 대표 업무지구죠.
1983년 12월 여의도가 한창 개발되고 지금의 모습을 갖춰가던 시점에 여의도 백화점이 오픈을 했습니다.
7,500평 규모였거든요. 매우 크죠. 문화센터, 화랑, 전시관 이런 것들을 두루 갖춘 최신식 쇼핑 시설이었죠.
여의도 백화점은 개점 후 채 2년도 되지 않아서 영업 적자와 또 건설 당시 무리하게 졌던 부채로 부도를 맞게 됩니다.
그리고 2010년대에 들어서기까지도 여의도에는 백화점이 하나도 들어서지 않는 그야말로 백화점의 무덤이 됐죠.
사실 여의도는 백화점이 들어설 만한 상권이 아닙니다.
여의도는 섬이죠. 그래서 다리를 통해야만 진입과 출입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시위나 행사가 있으면 일대의 교통이 마비되기 일쑤입니다.
게다가 여의도는 오전 7시쯤 생활인구가 유입돼서 오후 1시에 무려 14만 3천 명으로 여의도 주민등록 인구 3만 3천 명의 4배를 넘습니다.
하지만 밤이 되면 다 빠져나가고 4만 7천 명으로 수치가 뚝 떨어지게 됩니다.
주말의 유동 인구는 평일의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백화점 운영에 치명적인 약점이라고 할 수 있죠.
백화점은 보통 주말에 평일의 2배가 넘는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여의도에 백화점이 들어서면 그 매출을 포기해야 하는 셈입니다.
이런 조건 탓에 오랫동안 여의도에는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2021년 2월, 여의도에 새로운 백화점이 문을 열게 됩니다.
2021년 초는 팬데믹으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움츠러들었고요.
또 사회적 거리두기가 연일 강화되면서 사람이 많은 곳은 모두 피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더 현대 서울이 개점한 당시 고객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습니다.
하루에 3천 건의 백화점 관련 게시물들이 올라왔습니다.
국제적인 인정도 잇따랐습니다. 전 세계 힙스터의 대표 매체로 자부하는 라이프스타일 잡지 모노클은 2021년 최고의 리테일 디자인으로 2백화 점을 선정했고요.
또 호평에 인색한 일본 언론도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일본의 대표 경제 전문지 닛케이 MJ는 굉장히 의미심장한 제목을 뽑았습니다.
'한국 백화점 다움을 버리다' 왜 이런 평가를 하게 된 걸까요?
이름에서부터 기존의 공식을 과감히 깨고 더 현대 서울이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손님을 맞았습니다.
이름부터 시작해서 이 공간 곳곳에서 기존의 한국 백화점다운 문법들을 모조리 깨뜨렸습니다.
일반적인 백화점에는 없는 게 있습니다.
이게 뭘까요? 바로 유리창입니다.
지금까지의 한국의 백화점들은 고객의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기 위해 폐쇄적으로 공간을 만드는 것이 불문율이었습니다.
내부 공간과 쇼핑에 대한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서죠.
이 불문율을 먼저 깬 공간이 있습니다.
파리의 봉마르셰 백화점. 창업자 부시코는요 백화점 건물과 공간 연출에 상당한 공을 들인 인물이죠.
그리고 부시코는 젊은 건축기사 에펠에게 이 천장을 유리로 만들어 달라고 의뢰합니다.
봉마르셰 백화점 등 여러 사례를 참고한 끝에 그동안 불문율처럼 여겨지던 금기를 깨고 빛이 들어오는 천창을 만들었습니다.
1층 입구에서부터 6층까지 건물 천장을 통해서 내려오는 자연 채광을 맞을 수 있도록 설계를 한 건데요.
덕분에 고객들은 이 유리 천장을 통해서 들어오는 볕을 쬐면서 낭만적인 쇼핑을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꼭 물품을 사기 위해서 백화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특별하게 살 것이 없더라도 들어가서 머물면서 시간을 쓰면서 되도록 오래 이 백화점에 머물도록 만든 것입니다. 그리고 전체 면적 중에 절반만을 매장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정원이나 광장과 같은 휴게 공간으로 채우는 정말 파격적인 시도를 단행했습니다.
과거 백화점의 타깃 고객은 47세에서 55세 주부로 설정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는데요.
더 현대 서울은 최근 시장의 압도적인 화두가 된 세대, MZ세대에 주목했습니다.
이것도 외면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대학 내일 조사에 따르면 MZ세대가 백화점에 방문한 비중은 60%를 웃도는 반면 거기에서 구매까지 한 경험은 46%로 방문 대비 구매 전환율은 좀 낮은 편입니다.
그러니까 백화점에서는 구경만 하고 구매는 막상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하는 바로 쇼루밍 경향이 있기 때문인데요.
바로 트렌드를 생산해내는 집단이라는 겁니다.
MZ가 선호하는 곳이 핫플레이스로 자리를 잡으면 정말 빠르게 입소문이 나고요.
자연스럽게 다른 세대의 발길도 늘어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공간에서 정말 가슴 설레고 어떤 장소에 가고 싶어 할까요?
이곳은 나의 공간이 다 자기 정체성을 투사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원합니다.
저는 이런 공간을 페르소나 공간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페르소나 공간은 개인의 취향, 흥미, 가치관, 또 라이프 스타일을 만족시킬 수 있게 기획된 공간이자, 더 나아가서는 고객이 공간에서 자신의 취향 등을 발견할 수 있도록 자극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페르소나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중요할까요? 바로 빈 곳입니다.
백지가 있어야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듯이 여백이 있어야만 고객이 자기 스스로 페르소나를 투영할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습니다.
1천 평이 넘는 진짜 숲을 구현했습니다.
가짜 나무가 아니고요 이곳에는 4m 이상의 실제 나무, 그리고 두세 개 층을 가로지르는 12m 높이의 폭포, 바위 이런 방대한 스케일의 외부 자연물들을 안으로 끌고 들어왔습니다.
왜 이 빈 곳을 숲으로 채운 것일까요? 최근에 mz세대들이 사랑하는 트렌드 중의 하나는 러스틱입니다.
러스틱이란 자연스럽고 자연 친화적인 것을 선호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 공간에 들어서면 일상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을 보면서 탁 트인 숲에서 산책하는 기분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이 고객 경험을 먼저 고려해서 공간을 만들고, 그다음에 거기에 상품과 브랜드를 맞춘 것이죠.
매출이라는 효율성보다 고객 경험이라는 유희성에 초점을 둠으로써, 하나의 콘셉트를 일관되게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경험을 선사하는 페르소나 공간을 만든 겁니다. 과거와 비교되는 현대사회의 특징은 아주 다양하죠.
가장 중요한 변화를 꼽으리라고 하면, 개인이 중요해졌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자신을 규정하는 정체성이 중요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 정체성을 반영할 수 있는 페르소나 공간에서, 자신과 동일시할 수 있는 취향으로 소비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겁니다.
그리고 이런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경영 구조, 또 공간 구조와 같은 공식 틀을 깨뜨려야 합니다.
'임원'이 모르는 것으로만 채워라!
상명하복으로 묘사되는 한국의 대기업 문화, 그것도 군기가 세기로 유명한 유통업계에서 이러한 상향적 의사결정이 가능했다는 것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죠. 그것도 실험적인 작은 프로젝트가 아니라, 기존 백화점 대비 설계비만 5배가량이 소요된 초대형 프로젝트에서 말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현대 경영에서 꼭 필요한 변화의 요건이 되었습니다.
소비자 트렌드가 종잡을 수 없이 다변화되고, 또 거침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과 같은 환경에서는, 이 위임이라는 게 공식을 깨는 하나의 혁신이 되기도 합니다.
현재 진행률0%
평균적으로 전문강사·MC님 같은 경우는 150만원 이하,
인지도가 높은 강사 ·MC님은 그 이상을
체크해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