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메이킹이 가장 필요한 순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 가 어떤 식으로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움직일 때'라고 얘기합니다.
바로 요즘 같은 때 아닌가요. 제가 제자들한테 어떤 공부를 해야 앞으로 삼십년 사십 년 밥 벌어먹고 살 수 있을지를 지도하기도 굉장히 불확실합니다.
앞으로 한 십년에서 십오 년 내에 대량 보급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차는 '기사'라는 말이 붙은 모든 직업을 점진적으로 멸종시킬 겁니다.
이미 아*존에는 사람을 대신해서 수많은 로봇들이 물류 창고에서 물건을 분류하고 창고에 쌓아놓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여태까지는 굳이 고등교육
즉 대학 교육이 필요하지 않은 그런 직종들이었습니다. 문제는 정말 고연봉 직종 대학 교육 이상의 학위가 필요한 직종에서도 기계가 인간을 대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미국이나 한국이나 문과로 분류되는 전공 중에서 제일 들어가기가 어려운 전공은 제가 전공한 경영학과나 경제학 정도일 겁니다.
그리고 이런 경영 및 경제 전공자들 중에 제일 머리 좋은 친구들이 가는 데는 골*만삭스 같은 '투자은행'입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일종의 인공지능 회사인 켄*에 투자를 하고 켄*가 만들어내는 보고서를 받아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인공지능이 주식 포트폴리오 선정 대출 심사 같은 건 다 하고 있죠.
켄*은 거기에 한 가지 기능을 더 붙였습니다. 전략적으로 이게 어떤 사건인지를 알아내서 보고서를 써내는 능력이죠.
예를 들면 몇 년 전에 이 켄*에 대해서 소개한 뉴욕타임즈의 기사를 보면 '시리아'라는 키워드를 적어넣으면 '시리아' 내전이 원유값이나 주식시장 어떤 영향을 미치고
앞으로 어떤 주식이 뜰 것 같은지 보고서가 불과 몇 분 만에 나온다고 합니다.
켄*의 창업자인 대니어 내들러는 '아마 사람이라면 이 정도 수준의 보고서를 만들어내려면 한 40시간 정도의 노동이 필요할 거다' 라고 예상을 했습니다.
문제는 이게 '아무나의 40시간'이 아니라는 거죠.
최고의 경영대학원 출신들 그런 고급 인력들에 40시간이 투입되어야만 하는 보고서를 불과 몇 분 만에 인공지능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거죠.
로스는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변호사입니다. 이미 몇 년째 미국의 유수 로펌에 고용돼서 이미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그냥 판례를 찾고 분석하고 분류하는 정도의 수준입니다.
그런데 실제 로펌 변호사들 중에 법정에서 논쟁을 펼치는 변호사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대부분 신찬 변호사의 업무는 판례를 찾고 분류하는 서류 작업입니다. 그러니까 장기적으로 보면 그렇게 안전하지 않다는 거죠.
인공지능이 점점 인간의 직업을 위협하면서 과연 기계와 맞설 때 인간이 가진 경쟁력 비교 우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쟁이 지금 몇 년째 많은 지식인들 사이에서 오가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 물리학자 아버트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은 직관뿐이다"
사실 논리와 직관은 사람들이 의사 결정을 할 때 동원되는 두 가지 중요한 판단 기재입니다.
그런데 논리로는 인간이 인공지능을 앞서기 어렵다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정말 아인슈타인이 몇십 년 전에 이런 선견지명을 가졌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직관에만 의지해서 판단을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직관 역시 무슨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나 진공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판단을 내리는 사람의 오랜 경험 교육 편견 선입관 같은 것들이 다 어우러져서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편집장 제프 콜빈 같은 사람은 "이 인공지능과 대결할 때 사람에게 중요한 능력으로 공감 능력 협동 능력 배려심 인성 같은 것"들을 꼽고 있습니다.
저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 근데 그것들이 과연 대학 교육이나 대학원 교육으로 될까요.
물론 협동능력 같은 것은 대학교에서 하는 많은 팀 프로젝트로 어느 정도 기를 수 있다 라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인성이나 배려심 이런 것들은 제 생각에는 초등학교나 취학 이전에
가정교육에서 많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이 인공지능과의 대결에서 필요한 인간의 능력으로 중요한 인간의 능력으로 사회적 스킬을 꼽았습니다.
그 말도 맞습니다. 그렇지만 사회적 스킬만으로 인공지능에서 앞서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이 강의를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센스메이킹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거의 모든 능력을 앞설 때 인간이 기계보다 더 잘 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는 몇 안 되는 것 중에 하나다.
둘째, 이 능력은 경영자 정치가 행정가 뿐 아니라 일반 직장인이나 직장을 구하는 취업 준비생에게도 중요하다.
셋째, 이 능력이 향상되면 어느 정도 직관 사회적 스킬 공감 능력 같은 것도 향상될 것이고 이 명제에 역도 성립한다.
네 번째, 무엇보다도 센스 메이킹은 혼돈과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이 환경에서 남들보다 더 빠르게 판세를 읽고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불확실성 속에서 비교적 확실한 것을 찾아내는 과정, 불확실성을 이기는 전략 센스메이킹입니다."
- 김양민 교수님 강연 내용 中
지금까지 특강 강사로 많은 강연을 진행하시는 김양민 교수 '다시 찾아온 불확실성의 시대' 특강에 대한 포스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