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키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내 일로 매일을 건너가는 법
팀장으로 이직했습니다
거리 좀 유지해주세요
계획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지만
여섯 시 퇴근법
일에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 법
여자 팀의 탄생
동기라는 세계
솔직함이라는 무기
안전하다는 감각
퇴사카드의 위치
함께 내일로 건너가는 법
회의의 원칙
말 기둥 세우기
마음껏 얹으세요
우리 속에는 이미 답이 있어
아이디어의 주인은 누구일까
내가 좋아하는 회의
나를 믿으며 건너가는 법
안대 차고 건너가기
여자 팀장답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좋은 팀장 되기
모두의 머리를 빌리는 법
사람은 물과 같아서
참을 수 없는 무거움
패배를 삼키는 법
MZ라는 이름을 걷어내고
딴짓 성적표
또 새롭게, 우리 팀
나만의 일로 건너가는 법
우리 모두는 퇴사 예정자
어쩌다 작가 1
어쩌다 작가 2
한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책 내용중
이전 세대의 팀장들과는 다르고 싶었다. 일이 중요하지만 나도 중요했다. 일에서의 성공만큼이나 내 일상 속에서의 행복이 중요했다. 나에겐 ‘회사에서의 나’를 키우는 일도 중요했지만, 회사가 없을 때의 ‘나’를 키우는 일도 못지않은 과제였다. 이 과제들에 충실하다 보면 다른 팀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답은 정해져 있지 않았다. 그럼 내가 직접 찾아보는 수밖에.
---「팀장으로 이직했습니다」중에서
오직 자아실현을 위해 직업을 골랐다고 생각했다. 나의 관심사와 능력과 꿈에 꼭 맞는 직업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시에 직업이 주는 단단한 보상이 나를 일어서게 했다. 부인할 수 없었다. 직업은 나의 현실적인 기반이자 매일의 환경이었다. 그렇다면 이 기반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이 환경을 나에게 더 쾌적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그 작업을 해야만 했다. 처음으로 뭔가를 오래 해보고 싶어졌다.
---「계획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지만」중에서
큰일을 인수분해하고, 역산해서 스케줄을 촘촘하게 짜는 것에 공을 많이 들이는 까닭은, 다시 말하지만 일의 힘을 빼기 위해서다. 일이 높은 파도를 일으켜 우리 일상을 집어삼키는 꼴을 막아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꼭 내가 팀장이라서만은 아니다. 나는 누구보다 나의 일상의 정원을 잘 가꾸고 싶은 사람이다. 퇴근 후에 대단한 일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TV 앞에 멍하니 앉아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더라도 내 마음대로 써버릴 수 있는 시간이 하루에 꼭 있어야 숨을 쉴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 작업은 팀을 위한 작업이기도 하지만 결국 나를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일에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 법」중에서
완전한 자아는 완벽한 자아가 아니다. 완벽한 팀장에 대한 강박 대신, 멋있는 팀원이 되고 싶다는 욕구 대신, 솔직한 나 자신의 모습 그대로 일터에 나가자. 나는 완벽한 팀장이 아니라서 매순간 팀원들의 솔직한 피드백을 받는다. 매순간 조금 더 나아질 기회를 얻고 있다. 다름 아닌 팀원들이 나에게 그 기회를 주고 있다. 기쁘게도. 다행스럽게도.
---「솔직함이라는 무기」중에서
이런 거까지 견디고 싶지 않았다. 이런 모욕감까지 소화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에 내게 재능이 많다면 광고일도 하고 쓰고 싶은 글도 쓰면서 살겠지만, 나의 재능은 겨우 한 줌이었다. 그 한 줌의 재능을 모욕적인 언사를 견디는 일에까지 허비하고 싶지는 않았다. 능력 있는 사람들은 일도 잘하고, 자기 자신도 잘만 지키던데, 영혼을 다치지 않으며 일을 하는 방법을 나는 도대체 찾을 수가 없었다. 걸으며 결심은 단단해졌다. 그만두자. 십수 년을 마음속에 간직만 했던 퇴사카드가 손끝에서 구체적으로 만져졌다. 드디어 내가 원하던 퇴사의 순간이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마음 하나가 불쑥 튀어나왔다. 어지러운 마음을 뚫고 단호하게. 오랫동안 웅크린 몸을 한껏 펴고, 힘껏 점프를 하며 큰 소리로. ‘이렇게 그만둘 수는 없지!’
---「퇴사카드의 위치」중에서
“아니, 그 사람 요즘 책 때문에 잘 나가잖아요. 근데 회사 안에서는 평이 안 좋아요. 책 쓰는 데 쓴 에너지 반만 회사 일에 썼어도 이 정도로 욕먹진 않았을 텐데.” 물론 이 평가가 객관적인 평가인지는 알 수 없다. 이 말 속에 어떤 질투심이 섞여 있는지도 알 길이 없다. 다만 두 개의 직업을 오가려는 마음을 먹은 사람이라면 저 평가를 염두에 두며, 늘 균형을 생각해야 한다. 그 균형은 양쪽의 무게가 동일한 균형이 아니다. 두 직업 중 동료가 존재하는 일이 있다면, 반드시 그 일이 우선이다. 그쪽이 무게 중심을 가져가야 한다. 이것이 나의 기준이다. 나 때문에 동료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나의 자아실현 때문에 다른 누군가가 야근을 한다거나, 내 자리를 메꾸느라 팀원들이 고군분투를 하는 일이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한쪽 일을 그만둘 것이다. 이기적으로 굴고 싶다면 혼자 일하면 된다. 누군가와 함께 일하기를 택했다면, ‘함께’를 훼손하지 않으려 애쓰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한다.
---「어쩌다 작가2」중에서